‌- 2016 -

    경험은 개인에게 사회의 거울이 된다. 개인에게 비춰진 사회상은 사회에 대한 그 사 람의 태도를 결정한다. 가령 경쟁구도와 줄 세우기가 자연스러운 사회에서는 권력의 상 하관계가 불가항력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본인은 사회의 이야기에 염 증을 느껴 외면하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 이야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자신을 발견하 게 된다. 이때 본인은 사회의 원리를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실소를 금치 못한 다. 이렇게 사회의 틀 안에 살고 있음을 인지한 개인은 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누군 가는 저항하고 누군가는 순응한다. 그러나 승자가 이륙한 사회의 확고한 질서는 어느 것 하나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때문에 저항하는 이는 절망하고 순응한 이는 부러 망각하려 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전제로 매일 기록하는 그림 일기장은 개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가 과연 개인의 이야기에서 그치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갖는다. 이렇게 사회구 조와 관계 속에서 시작한 본인의 그림 일기장은 사회의 잘못된 흐름을 인지하고도 외면 과 망각 사이에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생존방식을 고수하는 개개인에게 물음을 던지 려고 한다.

    스와 신문의 기사는 사회가 겪는 온갖 진통들을 보여준다. 각 사건들은 사회 안에서 주체들이 뒤섞이며 각 층을 유지-쟁탈하려는 난통에서 나오는 생채기인 것 같다. 본인은 이 난통 속에서 보이는 비윤리적, 이기주의적 생존 방식에 주목한다. 동시에, 그런 방식을 택하기도 하는 본인 자신과 타자들에게 의문을 갖는다. 또한 이 굴레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그것으로부터 탈피하려 해보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반복 속에 회의감을 느낀 다. 때문에 뉴스와 신문기사의 내용 속에서 차용한 이미지는 사회를 보는 개인(본인)의 주관적 태도를 빗대어 표현하는 제재가 된다. 제재는 곧 일기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일기 처럼 기록되는 각 작업을 재구성하여 기사화 시킨다. 이런 기사화 과정을 통해 본인의 주 관적인 견해와 의문을 내포하여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타자(각 주체)들에게 물음표 를 던진다. 물음표는 우리가 가지는 이기적 생존 방식과 태도를 스스로 인지한 채 살아가 고 있는지, 또 그 태도가 주체들의 삶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