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사람은 아무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본토의 일부일 뿐이다.
- John Donne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자아는 고립되어 있다. 섬이 바다를 떠날 수 없듯이, 나는 이 사회를 벗어날 수 없다. 자아가 머무는 곳, 이 세계는 바다다. 허나 나에게 이 사회는 점점 미지의 대상이다. 깊이를 알기 어려운 공포와 힘이 도사리고 있다. 그동안 나는 그 무자비한 물결에 휩쓸리기 싫어 제 3의 대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었다. 약육강식의 법 칙이 지배하는 바다 속은 이 사회의 시스템과 닮아 보였고, 어쩌면 시스템에서 안에서 안 전한 관찰자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론 언제나, 바다를 가로질러 새로 운 땅을 개척하는 배처럼 사회의 이상점을 꿈꿔왔다.
용기를 내어 출항을 했지만, 바다는 예측 불가능한 힘으로 밀려왔다. 때문에 유목하는 나의 작은 섬은 그 기능을 상실하고, 무기력함에 좌초된 하나의 난파선이 되었다. 벗어나 고 싶지만 벗어나기 힘든 공포의 대상 안에서 자유로이 꿈을 꾸던 자아는 서서히 가라앉 았다. 허나 가라앉았다고 해서 배가 아닌 것은 아니다. 좌초된 배가 생명의 안식처가 되듯 또 다른 가능성으로 사회 안에 머무르며 본인의 역할을 해낸다. 하지만 아주 낮은 이명밖에 들리지 않는 사회의 저 밑에서 다시 떠올라,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이 세계를 지켜본 수많 은 다른 섬들을 마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