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는 도도한 흐름과도 같다. 현대인들은 그 흐름이 당연한 것인지 그 흐름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현대인들로 하여금 빨리 그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그 흐름을 타고 그 흐름과 같이 흘러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흐름은 점점 더 도도한 흐름을 형성하게 되고, 그러면 그럴수록 그 흐름을 주도한 사람들을 성공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 흐름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패배자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 흐름을 주도하거나 주도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그 흐름에서 최소한 뒤처지지 않은 사람들도 역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의미와 가치 ,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아 정체성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그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나 그 흐름에 저항하는 경우에도 또한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 자신감과 가족의 생계, 사회적 안정 등이 그것이다. […]
개인은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혼란스러워하고 흔들리는 한 명의 주체이다. 주체는 사회에 대한 반응이고, 본인은 그 개인을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직시하여작품에 담아내고자 한다. 본인은 사회 속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공간에 포함되려는 사회화 과정에 주목한다.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겪은 평범한 삶, 사회화과정에서 만나는 사건, 상황들은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다양한 반응을 가져온다. ‘어떻게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위치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은 사회화 과정에서생긴 생채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 시킨다. 사회라는 커다란 물결에 휩쓸리기 싫어 저항하기도 하며, 부러 망각하려하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는 타협하고, 적응한다. 본인은 이러한 현상을 사회의 원리, 사회화 과정이라 인지하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에서 출발해 기록하며, 하나의 주체로서 시대정신을포착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아티스트로서, 한 명의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정이다. 이는 곧 본인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의 부분적인 ‘사회 풍경’의 인위성을 들어내며, 타인에게 물음표와 동시에 느낌표를 제시하고자 한다.